生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살을 에이는 추위를 이기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 남은 온기를 나누며 견디어 내는 일이다 老 늙어 가는 것은 살아온 날보다 남아 있는 날이 더 짧은 길이 끝나는 곳을 향해 하나 둘 미련을 놓으며 걸어 가는 것이다 病 산다는 것은 삶의 끝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지만 신의 섭리를 거슬러서 늙고 병들지 않고 살다 가고 싶은 나약한 인간의 기원이다 死 그래도 열렬(熱烈)히 살았던 흔적은 남아 있다 농부의 손에 디엎어져 다시 새로운 탄생의 밑거름이 되는 날이 오기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