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봉인하는 작업..

寫眞은 내가 카메라로 하는 言語 이다.

작업실 51

귀향 - 청림 서정원

귀향(歸鄕) 청림 서정원 서울역, 이 얼마만이야 기차를 타고 임실역에서 내려 버스로 우둘투둘한 신작로를 달린다 드디어 골 깊은 지푸실 저 아래 장재 밭에 어머니 시적굴 다랑이 논에 아버지 저 멀리 칙칙폭폭 들려오는 기적소리에 길게 허리를 펴신다 분명 꿈은 아닐진대 그 기름진 밭 잡초만 무성하고 맨발로 달려오시던 어머니 그 어디에 계실까

작업실 2022.09.11

개망초유감 - 청림 서정원

음악 : 해야 내가 간다 - 김학래 개망초 유감 청림 서정원 망초(亡草) 망할 놈의 풀 망국초(亡國草) 나라 망하게 하는 풀 개망초(皆亡草) 다 망하게 하는 망초보다 못한 풀 이름이 뭐 이래 내가 뮐 어쨌다고 어디서든지 보란 듯 잘 자란다고 시샘들인가 내 이름은 풍년초(豊年草) 보릿고개 시절 허기진 배 밥 대신 내가 채워줘 힘껏 씨 뿌려 풍년되었지 계란꽃 넓은잎 잔꽃풀 좋다 계란 반찬 꽃사발에 탁배기 한잔 풀꽃향 가득 시름 섞어 마셔봐라 이만한 행복이 또 어디 있더냐 꽃말은 어떻고 화해 참 좋다 너나 나나 우리나 남이나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멀리 있는 사람을 가까이 오게 이제부터라도 개망초 망국초라 부르지 말고 자랑스러운 이름 풍년초 계란꽃이라 불러주오 그리고 화해 꽃말 잊지 마시게나

작업실 2022.09.11

부모 - 청림 서정원

부모 청림 서정원 그 토실토실한 알밤 삼 형제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큰 아들 출가하던 날 으쓱으쓱 어깨춤을 추시던 부모님 둘째에 이어 셋째까지 집을 나가니 축 늘어진 어깨가 땅을 닿는다 세상 풍파에 행여 자식들 다칠세라 수백수천의 가시 수비대 만들고 부드러운 속살로 꼬옥 품어 내어 내 가진 모든 사랑 실어 내보내니 남은 것은 텅 빈 가시 껍데기뿐 토실토실한 알맹이 어디로 갔을까?

작업실 2022.09.11

첫눈 - 청림 서정원

음악 : when_the_love_falls - 이루마 첫눈 청림 서정원 눈이 내린다 이 얼마 만의 첫눈인가 유년의 봄 아지랑이만 보면 얼른 그 그리움의 편지를 쓰고 여름이면 저 산 너머 멀리 크게 펼쳐진 무지개에 사연을 실어 보냈다 이제 어엿한 장년이 되고 노년에 이르렀어도 여전히 뒷동산에 올라서서 저 멀리 달리는 기차 산 넘고 물 건너 강촌 저 높고 넓은 하늘과 바다에 산들바람만 불어도 보냈던 편지 오늘 그 답장들이 왔다 올해 첫눈이다 소복소복 참 많은 사연

작업실 2022.09.11

코스모스의 사랑 - 청림 서정원

코스모스의 사랑 청림 서정원 뭉게구름 둥실둥실 떠 있는 파란 하늘 향해 예쁘게 핀 코스모스 산들산들 부는 갈바람에 힘을 실어 여기요 여기 그 누군가를 불러댄다 금세 모여든 벌과 나비들 그리고 고추잠자리 은은한 꽃향기에 취해 뭇 청춘들의 밀어를 나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살살이꽃 그러나 사랑만큼은 거대한 우주를 덮는 코스모스 꽃 약하든 강하든 그 숱한 흔들림에도 오직 눈만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열정 없이 수줍은 듯 알록달록 옅은 홍조 띤 얼굴에 첫사랑 고백 같은 가녀린 몸짓으로 누구를 향하여 그저 흔들릴까 이 가을 모든 사랑들아 이 땅에 나의 사랑 꽃을 수놓아 푸른 하늘에 올려 내 님이 나를 보게 할 뿐 아둔한 청춘들이여 사랑이여 더 이상 지금 망설이지 말고 저기 애타게 기다리는 님을 향하여 발길을 재..

작업실 2022.09.11

대추꽃 - 청야 김영복

음악 : serenade -짐브릭만 시화용으로 만든 영상입니다. 대추꽃 청야 김영복 꽃은 분명 피었는데 두 눈에 불을 켜고 바라봐도 보일 듯 말 듯 처음 만난 순간부터 숨바꼭질 하자는 걸까 잎겨드랑이에 앙증맞게 핀 연둣빛 별꽃 멀리서 바라보면 감쪽같이 아무도 모를 거라고 알아주지 않아도 그냥 지나쳐 가도 괜찮다고 꽃인 듯 잎새인 듯 세월 지나 보름달처럼 붉어지면 다들 절로 알게 될 거라고

작업실 2022.09.11

낙화 - 청야 김영복

묵은 폴더를 뒤지다 보니 작업해 놓고 올리지 않은 영상들이 있어 오늘 한꺼번에 올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 영상은 얼마전 고인이 되신 고 청야 김영복 시인님의 첫 영상을 만들었던 것이네요. 벌써 두 번째... 이 모임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회원님이 나왔습니다. 한 회원님은 오래 전 유명을 달리 했지만... 아직껏 마음에서는 지워지지 않고 있네요. 얼마전 고인이 되신 시인님과 오래전 고인이 되신 회원님... 두 분 모두 너무나 순수하신 영혼을 가지신 분들입니다. 그 분들이 남기신 시(詩) 또한 얼마나 순수하고 영롱하신지요. 비록 님들은 가셨지만 시간이 허락하는데 까지 그분들의 시를 영상화 하고 싶은 마음 입니다. 음악 : 슬픔의 심로-김학래 낙 화 - 백목련의 봄날은 청야 김영복 낙화하는 백목련 꽃잎들이 ..

작업실 202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