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봉인하는 작업..

寫眞은 내가 카메라로 하는 言語 이다.

記行

눈 출사를 떠나다...

恩彩 2023. 12. 17. 23:14

 

 

 

 

 

 

 

 

 

 

2023. 12. 16
주말에 폭설이라고 뉴스에서 난리다.
여행자클럽에서 자작나무숲 상품이 확정이 났다.

눈보라 휘날리는 자작나무 숲...
생각만 해도 숨이 멎을만큼 행복하다.
하지만... 16일.. 
지인의 전시회에 들리겠다고 해 놓았으니...

할수없이 옆지기에게 전화를 해서 공갈협박(?)을 했다.
눈보러 가고 싶다고...
요즘들어서 장거리운전에 자꾸만 꾀를 부리는 옆지기...
하지만 눈보라치는 미끌거리는 도로의 장거리운전보다 후환(?)이 더 무서웠으리라..
오전중의 치루어야할 일좀 치루고 점심때 오겠다고...ㅋ 
일단은 반은 성공 했다.
눈을 만나건 못 만나건~ 그것은 운명에 맡길수 밖에...

4호선을 타고 한번에 충무로역까지 가니 환승없이 한번에 전시회장이 있는 곳에는 도착을 했는데...
도착을 다해서 약간의 알바(?)를 하고서야 지인들의 전시회를 찾았다.
여행자클럽에서 여행을 갔다가 일행에서 떨어져 길을 잃고 헤메이는 것을 알바라고 한다.
정확한 의미는 알수가 없지만 그냥 따라서 쓴다.ㅎ

여행자클럽에 함께하는 분들의 사진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익히 알고 있는터라 많이많이 축하해 주고 싶어서 억지로 짬을 내어 방문하기로 했다.
역시나~ 온라인으로 익히 보아 왔던대로 작품들은 정말 멋지고 훌륭했다.
나도 사진을 하다보니 이렇게 훌륭한 시선과 감각을 가진 분들을 만나면 너무나 반갑고 기분이 좋다.
앞으로 더욱더 멋진 작품들을 기대하면서~
다음 일정이 있는 관계로 잠시의 짧은 만남을 접고 전시회장을 나섰다.

원래는 강원도 쪽으로 갈 생각이었다. 
어디로 가겠냐고 묻는 옆지기는 서해쪽으로 대설주의보가 내렸다고 한다.
얼마전 블로그 이웃이신 지우당님의 눈담으려면 "서쪽으로 가라"시던 것도 생각이 나서 대부도로 방향을 정했다.

기분은 한껏 들뜨기 시작했다.
폭설이 나부끼는 상상을 하면서 옆지기에게 GO-PRO 가지고 왔냐고 물었다.
전날밤 갑자기 호출을 당한 때문에 저으기 부아가 났는지 대답이 퉁명스러웠다.
"눈사진 찍는데 GO-PRO는 왜~?"
"아~눈발 휘날리는거 GO-PRO로 찍어야지이~~~"
혼자 신나서 카메라로 달리는 차안에서 마구마구 막샷을 날려댔다.
시화방조제가 가까워지니 차창에 눈발이 날라와 부딛친다!!!
"우와~~!!! 눈이다 눈이다~~~"

옆지기는 뒷좌석에 있는 낯선가방을 가리키며 가져오라 한다.
"뭔데??"
지난달 딸아이가 괌여행 가면서 첫 개시를 하고 나도 처음 대면하는 녀석~
어마어마한 녀석의 능력에 비해 얼마나 쪼그맣고 앙증 맞던지~~~ㅎㅎ
손바닥에 올려놓고 혼자 웃어죽겠다고 웃어댔다.
그도 그럴것이 옆지기의 성격을 너무나 잘 말해주듯~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대로
그 녀석을 보관하는 가방의 크기와 부속품들에 또 한번 배꼽을 잡고 웃었다.ㅋㅋㅋㅋ


얼마나 달렸을까 제부도가 멀리 바라다 보이는 곳에 다다랐는데 눈은 고사하고 
자동차 문마저도 떨어져 나갈듯 불어대는 강풍에 카페앞에 차를 대고 카페안으로 피신을 해야했다.
강풍주의보를 말해주듯 카페의 문들은 모두 <사용중단> 안내문이 붙어있고 저 멀리보이는 풍력발전기도 멈추어 있었다.

난감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게 아닌데....ㅠㅠㅠㅠ

핸드폰을 들고 옆지기는 말이없다.
나는 안다. 전날밤 강풍주의보에 폭설주의보에 기온은 급강하로 뉴스에서 난리가 났는데
눈사진 찍으러 가겠다고 난리를 부렸으니 속으로 뭐라고 했을지 다~ 안다.
요즘은 옆지기의 작전이 바뀌었다.
전에는 내가 어이없는 말을 하면 끝까지 나를 설득을 시키려했다.
그러다가 싸우기도 많이 했다.
한데 요즘들어서는 작전이 바뀐듯 했다.
내가 어거지로 우겨대면 말없이 따라 준다. 
그리고는 내가 직접 아닌것을 실감케 하는것 같다...ㅡ,.ㅡ

그래도...
GO-PRO 들고 밖으로 나갔다.
강풍에 몸이 휘청~휘청~ 놀라서 주차해 있는 남의 차를 붙잡았다. 
한발짝 한발짝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이 실감나는 강풍이라도 담아야 했다.
폭설이 아니면 꿩대신 닭이라고~ 대부도의 강풍이라도 담겠다고....
잠시 씨름을 하다가 해변으로 나가는 틈새를 지나 해변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살다가 그런 바람의 무서움을 처음 경험했다.
옆에 쌓여있는 물건을 붙잡고 한발짝씩 발걸음을 옮겼다.
볼살은 얼어서 떨어져 나가는듯 했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그런 통로는 바람이 안불어도 바람이 센데 강풍이 불어대는 순간이니 오죽 했겠는가...

귓전을 할퀴며 스치는 바람소리는 귀신소리에 가까웠다.

해변에서 카페의 담벼락을 붙잡고 밀려오다 강풍에 날라다니는 파도를 담고 있는데
얼음 알갱이와 모래가 뒤섞여 얼굴을 후려친다. 눈과 입에 모래가 들어가 눈도 못뜨고 입에서는 모래가 서걱서걱
저 멀리 섬들이 강풍에 휘몰아치는 눈발에 흐릿하게 보인다.
이건 아닌데... 내가 원했던건.. 하얗게 나부끼며 휘날리는 함박눈인데...

한동안 고생한것에 비해 얻은것이 없는 억울함을 접고 철수하기로 했다.
짐짓 아무일도 없었던듯 카페에 앉아서 핸드폰게임을 즐기는 옆지기에게 돌아가자고 했다.
"뭐 좀 담았어?"
저...내숭!!!! 다 알면서~
옛말에 때리는 시엄시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듯... 얄미운 옆지기!!!

돌아오는 길에 대부도를 가면 들리는 맛집~ 물레방아에서 간장게장으로 저녁을 먹었다.
마음이 씁쓸해서인가... 게장도 맛이 없었다....

 

 

 

 

 

 

충무로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를 방문하기 위해 4호선을 타고 별가람역을 지나며 내다본 전철의 바깥풍경...

난 도시보다는 저런 시골의 풍경을 좋아 하다보니 언제 어디서나 막샷을 마구마구 날린다.

 

 

 

 

 

 

눈보라 휘날리는 모습을 리얼~하게 담겠다고 옆지기 고프로를 손에 잡고보니 너무나 앙증맞은 모습에...ㅎ

 

 

 

 

하도 웃음이 나서 사진을 담았다.  고프로의 몇십배는 더 되는 파우치가방...

아기자기 한걸 좋아하는 옆지기의 성격이 잘 나타난다. 정말 못말리겠다ㅋㅋㅋ

 

 

 

 

 

 

 

 

 

 

 

 

 

 

 

 

 

 

 

 

 

 

 

 

 

 

 

 

 

 

 

 

 

 

 

 

'記行' 카테고리의 다른 글

記行-공암풍벽  (3) 2024.03.19
운문사 여행  (11) 2024.03.07
紀行 - 발왕산  (10) 2024.01.22
죽파리 자작나무숲을 가다  (11) 2023.12.09
붉은 꽃대궐을 가다..  (8) 2023.09.28
잣향기푸른숲을 가다  (2) 2023.09.08
아침가리 계곡  (2) 2023.08.12
치악산 둘레길...  (6) 202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