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봉인하는 작업..

寫眞은 내가 카메라로 하는 言語 이다.

記行

강화도여행-떼죽나무꽃 흐드러진 전등사

恩彩 2013. 6. 16. 10:22

 

When The Love Falls - 이루마

 

 

 

 

 

 

 

 

 

 

사진폴더를 열어보면 수두룩한 사진들...늘상 만지작거리다 팽개쳐 버리는 사진들... 예전에 찍어다 블로그에 올리려고 손질해 놓았던 사진들이지만 도대체 마음에 드는게 없다 그렇다고 사진을 찍으러 안다니는 것도 아닌데 요즘은 올릴 사진이 없다 나는 안다 요즘은 옆지기와 같이 사진을 담으러 다니다 보니 예전처럼 사진을 담을 수가 없다 내 스타일의 사진을 담자면 한곳에서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찍고 싶은대로 찍어야 한다 이리도 담아보고 저리도 담아보고 그곳의 피사물을 온전히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그정도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예전에 누가 그랬다 은채님은 사진에다 기를 불어 넣어서 찍는다고... 바꿔서 말하면 사진에 기를 빨리는 거다ㅋㅋ 사진을 찍고 나면 정신이 핑핑 돌 정도로 그랬다 그때는...
이제는 체력도 따라주지 않는것도 사실이다 바닥을 뒹굴고 구르며 겨울에는 추위와 여름에는 더위와 또는 빛의 시간대를 맞추다보면 끼니를 거르는게 부지기수이다보니 허기와도 싸워야하고 장비의 무게와도 싸워야 한다 게다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다보면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길에서 기다려야하고 차시간을 기다려야하고... 또 갈아타고... 암튼 요즘은 그렇게 찍을수가 없는 것이다 정말 내가 찍고 싶어서 찍는 사진.. 나를 감동시킬수 있는 사진.. 진정 프로페셔널하고 심도있는 메시지가 들어있는 사진.. 제목이나 설명글이 없어도 보는이로 하여금 아!!! 하고 느끼게 하여줄수 있는 사진.... 그렇다고 내가 예전에 그렇게 찍었다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옛날만큼은 해야 그런사진을 찍을수 있고 또 그런사진을 이제는 찍고 싶은것이다

 

 

몇해전 다니던 직장에서 민둥산으로 야유회를 갔었다 한 여직원이 민둥산을 오르며 말했다 "언니 갈대사진을 찍으려면 이렇게 힘들게 산을 올라야하는 거예요? 나는 사진이 그냥 촬영물 앞에 가서 찰칵! 하고 찍으니 무지하게 쉽다고 생각 했어요"  "산을 오르는 것만 힘든게 아니랍니다 날씨도 가장 좋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시간대도 맞추기 위해서 잠을 설쳐 새벽을 달려야하고 무거운 장비와도 싸워야하고 직장인은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보니 쉬는날 좋은 기후를 만나지 못해 때를 놓치면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려야 하지요  사람들은 멋진 사진들을 보면서 그냥 한장 찰칵! 하고 찍은줄 알지만 그 멋진 장면을 만나기위해 수많은 노력이 숨어있답니다" 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러자 그 여직원은 이제 멋있는 사진보면 그 사진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생각하면서 보겠다고 했다

 


옆지기에게 투정을 부렸다 사진좀 찍게 해달라고(?)... 토욜날 옆지기는 모처럼 회를 사주겠다며 대부도를 가자고 한다 아이들도 모두

시간들이 여의치 않고 옆지기는 회도 안좋아 하는데 거금(?)을 들여 혼자 먹자니(대부도에 우리가 가는 횟집은 자연산에 횟거리들도

장난이 아닌지라 좀 비싸다) 살짝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바다구경에 사진도 찍을수 있는 강화도로 방향을 잡았다 광장동의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여 2시간여를 달렸나 보다 강화대교를 건너며 시간을 보니 석모도를 들어가는 배를 타기에는 시간이 적당치가 않았다 강화도에는 역사적인 문화유적과 사찰이 참 많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들이 많은 사찰... 그날은 강화도의 전등사를 들려 보기로 하고 다음날 석모도의 보문사를 가던지 교동을 들어가서 민속마을을 돌아볼 계획을 하고 전등사로 향했다 얼마전 블로그 카테고리를 정리하면서 記行이라는 폴더를 만들었었다 이제는 금같은 시간과 기름을  써가며 돌아다니며 찍는 사진을 진정무엇인가 남을 수 있는 사진을 좀 찍고 싶어서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전국의 구석구석 사찰쪽을 돌아다니며 그 멋과 혼이 깃든 모습들을 좀 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작이 너무 거창했나?!ㅋㅋ 얼마를 달렸을까 전등사 입구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주차요금 받는 지긋하신 아주머니가 달려 오신다 2,000원을 내고 주차를 한뒤 걸어서 사찰쪽으로 올랐다 700~800m를 올랐을까 사찰입구라며 입장료를 또 내라고 한다 우리는 시간도 별로없고 하여 간단히 몇장만 찍을 생각으로 카메라만 달랑 챙겨서 올랐던터라 차에다가 짐을 모두 놓고와서 지갑이 없었다ㅠㅠ  올라가서 보니 입장료를 받는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도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에 주차를 했더라면 지갑을 가지러 가겠건만 우리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참을 벙쪄 있다가 어쩔수 없이 내려와야 했다 다시 입장료를 챙겨서 올라갈까 하다가 전등사는 다음기회로 미루고 포기를 했다 차라리 입구에서 주차비를 받을때 입장료를 같이 받던지 아니면 입장료는 따로 받는다는 안내라도 써놓을 것이지 지갑 안챙긴 실수에 대한 댓가라고 생각하자니 은근 부아가 치밀었다 전등사를 뒤로하고 우리는 예전에 한번 들렀던 동검도를 돌아보기로 했다 전등사와 동검도를 갈줄 알았으면 초지대교를 건너는것이 가까운데 내가 사찰을 가고 싶다는 말에 옆지기는 보문사만 생각하고 강화대교를 건넜던 모양이다

 

 

 

 

 

 

 

 

 

 

 

 

 

 

 

 

 

 

 

 

 

 

6월의 더위에 땀을 흘리다 보니 달려드는 날파리때 쫓아가며 올랐건만

지갑을 놓고 온탓에 황망히 돌아서야 하는 어이없음을 달래며

잠시 숨을 고르고 섯던곳에 있던 담장이다

요즘 들어서는 자꾸만 우리 전통가옥이나 살림살이 의복등에 숨어있는

우리의 선과 문양 같은 것에 자꾸만 마음이 간다

앞으로는 그냥 무심히 사진을 찍으러 다닐것이 아니라

"생활속에 숨어있는 전통의 숨결"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의 숨결" 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될지는 모르겠지만...ㅋ

 

 

 

 

 

 

 

 

 

 

 

 

 

 

 

신록이 깊어 있음을 말해주기라도 하는듯 입구의 주차장과 전등사를 오르는 길에는

아카시아꽃과 떼죽나무꽃들이 무수히 쏟아져 내려

괜시리 오가는 사람 가슴을 후벼파고 있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를 못해 길가의 풀섶으로 뛰어 내려

또다시 예의 그~ 모양새를 하며 한장이라도 더 담겠다고 허둥지둥~ ㅡ,.ㅡ

그 덧없이 떨어진 꽃들을 담으며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또시작이냐' 하겠구먼...

허겁지겁 옆지기를 따라붙어 능청을 떨자니

볼맨 소리 들린다  "또 시작이야?"

 

 

 

 

 

 

 

 

 

 

 

 

 

 

 

 

 

 

 

 

 

 

 

 

 

 

 

 

 

허탕을 치고 내려와서 입구에 우리가 세웠던 주차장을 한컷 담고

(이글을 읽으시는 님들께서는 꼬옥 지갑챙겨서 올라 가시라고~ 우리만 지갑놓고 다니나?!?!ㅋㅋ)

차에 오르자 본네트위에 떨어져 있는 떼죽나무꽃 한떨기

무임승차 하겠다고 살포시 내려 앉아 있네 "너두 지갑을 놓고 온겨~?"

괜히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한방 박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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