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Of Color - Bahr
정말 오랜시간.. 몇년만에 사진을 한번 담아 보겠다고 묵은 장비들 끄집어 내어 남이섬을 향했습니다. 요즘 계절에 담을것이라고는 별 신통치가 않아서 "비오는 남이섬"을 컨셉으로~ 사람이 없는 남이섬을 담겠다고 새벽 첫배를 타기 위해 남이섬 입구에 숙박을 정했습니다.
병가지 상사라고.. 사진 하는 사람들에겐 늘상 있는 일이듯~ 역시나 날씨는 바쳐 주지 않았습니다.
밤새 살째기~ 내린 비에 우중충한 하늘... 남이섬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오기로 결정~!
왠지 서운함에 인근의 자라섬이나 들러 보기로 했습니다.
찍을게 뭐 있냐고 마땅치 않아 하는 옆지기는 차에 있으라 하고 혼자 잠시 돌아 보기로 한 자라섬...
장비는 있는것 없는것 모두 챙겨 갔지만 차에서 내릴때는 50mm 단렌즈에 내가 젤로 좋아라 하는 70-200을 장착하고
나머지 장비는 차에 두고 자라섬 탐방에 나섰습니다.
날씨는 초여름의 우중충한 습기찬 날씨... 얼마를 걷기 시작하자 이내 깨닳았지요.
아뿔싸~ 잘못된 장비의 선택을...
그날 내가 담았던 촬영물들은 백마를 장착했어야 무언가라도 제대로된 사진하나 담았겠다는 후회를 안고 차에 올랐습니다. 이내 돌아오는 길에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옆지기가 내내 얘기하던... 담을 것 없다는 자라섬..
정말 흔하디 흔한 길가에서도 만나는 들꽃들을 바라보며 "자라섬의 들꽃들"이라는 컨셉으로 녀석들을 담을까 말까를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결국 뒤늦게 담기 시작한 자라섬의 들꽃들...
아니 너무나 작은 꽃들을 바라보며 나는 들꽃 보다는 풀꽃이라 칭하며 기행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뽀리뱅이
어디서든 흔히 만날수 있는 풀꽃이지만 자라섬에서 만난 풀꽃들을 기록하기로 하였기에...
이 녀석 담는다고 그러고 있을때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힐긋 힐긋 쳐다보며 지나간다.
그도 그럴것이 촬영각도를 사진하는 사람이라면 알수 있을 것이다.
거의.. 보도블럭을 베게삼아 땅바닥에 옆으로 누워서 담았으니...
정말 작은 녀석들...
옛날에는 나도 이런사진을 보면 이게 뭐 사진이야?! 했다...
나도 이런 사진을 담으며 생각 했다.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면 알꺼야...
아닌가?!.. 아님 말고~ㅋㅋ
이렇게.. 꿩대신 닭.. 아니 남이섬 대신 자라섬에 들러서 잠시나마 셔터질을 해 봤다.
더 많은 수많은 야생화들이 많았지만 날씨도 장비도 받쳐주지 않는 그날의 출사는 이렇게 마무리 해야 했다.
모든 비인간적인 것에 저항하라 - 마틴루더킹~
모든 비합리적인 것에 저항하라 - 나~ㅋㅋ
오늘 배경음악은 Rappers Against Racism 이 부른 Question Of Color를 선택 했다.
흑인과 백인.. 인종 인종차별에 대해 저항하는 내용이 담긴 노래다
작디 작은 들꽃들을 사람들은 "이름없는 들꽃"이라고도 하는데 세상에 풀한포기도 이름이 없는 식물은 없다
단지 이름을 모를뿐... "이름없는"이 아니고 "이름모를" 이라고 해야 맞다.
작디 작은 그들도 얼마나 열씨미 그들의 생을 살고 있는 것을 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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