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rborough Fair - Sarah Brightman
어떤 날...
가슴속에 광풍노도가 휘몰아치는 날에는...
무작정 달리는 차에 몸을 싣는다
민둥산 정상..
햇살아래 부서지는 은빛물결의 아름다움에도 가슴속에는 공허한 바람만 인다
20여년 전에 올랐었다
정상을 5분 남겨 놓고 하산을 해야 했다
주차장에서 일행들과 만나기로 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민둥산 하면 그때의 아쉬움이 먼저 떠 오르는 곳..
또 다녀 왔다
2코스로 해발 800미터가 넘는 곳까지 차량으로 오르고 나머지 오르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었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이라 모처럼 만에 나선 저질체력은 식은땀에 하늘이 파랬다 노랬다 했다
하지만 그것은 곧 있을 하산길의 고행에 비하면 비단길이었음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9개월여를 움직이지 않는 동안 그나마 조금 자신이 붙었던 체력은
다시 저질체력이다 못해 걸어다니는 시체에 가까워져 있었다
지난 봄에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하는데, 그때도 박사님께서 "시체가 걸어 다닌다"고 하셨으니...
민둥산을 오르는 길은 세 갈래 길이 있다
알고보니 그 옛날 정상 5분을 남겨놓고 되돌아 내려왔던 코스는 최고로 험난하기 짝이 없는곳 이었다
오늘 하산을 선택했던 '급경사 2.6km 구간이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하산하려 선택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완경사 3.2km로 조금 시간이 걸리나,
급경사에서 힘들어 쉬어가는 시간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급경사코스를 선택한 것이 우매했다고 느껴졌다
아무리 완경사라 할지라도 힘이 안들지는 않겠지만 그날 선택했던 코스는 만약에라도 다시 민둥산을 간다면
절때로 그곳만은 가지 않을 것이다
발구덕에서 바라본 정상 하얀 눈이 내린듯 하얀 억새로 덮여 있다 저 정상까지 오를 생각에 까마득....
은빛물결이 일렁이는...
하이얀 낮달이 운치를 더해 준다
내가 좋아하는 빠알간 열매나무도 한 컷~~
아빠와 딸이 예뻐서 오르던 발길을 멈추고 한컷... 곧바로 아빠를 끌고 내려가자고 조르는 아이...
그들을 지나치는데 그들의 뒤에서 삼각대에 카메라 장착하고 기다리던 엄마가 외친다
"쪼금만 더.. 쪼금만 더 대기.. 대기!"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가족사진을 남기려 한동안을 아빠와 딸.. 카메라 잡은 엄마가
기다렸나 보다...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얼마나 미안 하던지... 그런줄 알았으면 저 사진 안찍고 얼릉 피해 주었을 텐데...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정상에 있던 연못....
저 곳에서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얼마나 길던지....
원래 저런 인증샷 찍고 하는거 별로 좋아 하지도 않지만 속으로 그곳까지 올랐는데 살짝~ 서운함에
어여쁜 처자가 서있는 위에다 20여년 전... 민둥산 오를때 담은 사진 오려서 붙였다ㅋㅋㅋ
정상에서 묵묵히 사람들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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