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동치미 국물에 살얼음 같은
호수도 몸을 풀고 있었고
겨울의 모진바람 나신으로 견디며
봄을 잉태한 나목에도 봄은 오고 있었다
봄을 사랑한 눈사람의 온 몸을 던진 사랑도
애닲은 결실을 이루고
왔다가 가버릴 봄이지만 맞을 수 밖에 없는
처연한 심정을 바람은 아는지
어찌 저리도 아픈 몸부림을 치는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하는 것이야
인간이 어쩔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지만
수면에 아롱진 저 겨울의 잔흔을
흩으시던지 괴시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