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봉인하는 작업..

寫眞은 내가 카메라로 하는 言語 이다.

寫眞斷想

겨울 가고 봄....

恩彩 2015. 3. 4. 21:08

 

 

 

 

 

 

 

 

 

 

 

 

어느 해 인가 찾았던 북한강변
나르시시즘에 빠진듯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빠져있는 갈대
황량하게 헐벗은 겨울의 나목들과 살얼음 언 강의 모습들
사람들은 흔히 겨울은 사진을 찍을 것이 없다고 하지만
삭막한 겨울풍경은 왠지 모르게 내 감성을 더욱더 자극한다

이 사진에 겨울 물오리 몇마리 있다면 금상첨화 이었겠지만
그래도 내가 담겠다던 수묵느낌의 겨울 풍경은 어느정도 성공이었다고 하고 싶다
요즘은 저런 잔잔한 수묵화 느낌의 사진이 자꾸만 좋다
 
지난 겨울이 시작될 즈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겨울이 시작 되었으니 멋진 겨울 풍경을 꼭 담겠다고 다짐했건만
이곳 묘적사로 온 후로는 도통 카메라를 들수가 없었다
어느덧 겨울도 이제는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왠지 아쉬움에 지난 겨울풍경 하나 올려 본다

 

이제 내일 모레면 확실히 봄이라고 할수 있는 경칩이고
내일은 또 동안거도 해제, 이제는 정말 거부할수 없는 봄이다~^^
머지 않아 피어날 꽃들에 대한 예의상 예쁜 봄을 담아보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ㅋㅋ
병원에 가 있는 나의 카메라가 오면 말이다

 

 

 

 

 

 

 

 

 

 

 

 

 

 

 

봄이 움트는 자리 따라
삐죽이 돋아난 여린 쑥잎
시린 손 불어가며
한 웅큼 봉다리에 뜯어다가
장터에 쪼그리고 앉은
새까만 촌부

손톱밑에 낀 흙에서
남보다 이른 봄이 묻어난다

 

달랑 지전 한장으로
종일의 노동을 바꿔 들고 와서
국을 끓인다

촌부의 꼬깃한 생활비에
조금 얹어 준 것만으로도
편안히 봄을 끓여 낼 수 있는 건
아픈 즐거움이다

 

꽃도 아니면서
꽃보다 더 진한 봄냄새 풍기는
쑥국을 끓이며 누리는
안일한 오만  

우리네 삶이
밝음과 어둠의 혼합체이듯
여린 쑥잎과 된장을 적절히 버무려
끓여내는 이 저녁 삶의 만찬

 

쑥국 한 그릇에
기다리던 봄이
입으로 가슴으로 흘러든다.

 

 


남성경-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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