寫眞斷想

붕괴하는 겨울

恩彩 2011. 12. 28. 14:31

 

 

 

 

 

 

 

 

 

 

2009년 겨울 혼자 싸돌아 다닐때였나 보다
두물머리를 찾았다가 개천변에 녹기 시작하는 얼음바닥에 엎드려 몇시간을 보냈다
쩡~쩡~ 소리를 내며 붕괴하는 겨울을 담기 위해서...

 

지나가던 사람들은 "도대체 찍을것도 없는 곳에서 뭘하고 있나~" 하는 눈길을 보내며
힐끗~ 힐끗~ 쳐다보며 지나간다
내가 봐도 사람들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그냥 지나치면서 보면 개천변에는

지고난 초목들의 검불과 찌꺼기들과 쓰레기들이 널려 있을뿐 찍을 것이라고는 없기 때문에~


하지만 사진이란 것이 그렇다 자세를 낮추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모습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가다가 필요하다
아주 작은... 것 들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자세를 낮추고 엉금엉금 기어야 한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각도와 앵글을 맞추기 위해 땅바닥을 뒹굴어야 하고

남다른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남들이 찍지않는

바람불고 눈오고 비오고 추운날... 그런것들도 견뎌야 한다

 

거기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빛을 놓칠까봐 그러다보면 끼니를 놓치기가 일쑤다ㅎㅎ
손시리고 발시리고 춥고 떨리고 허기져도 맘에 드는 장면 하나를 얻기위해서는

 장비도 이것저것 바꿔가며 찍어야 하는데 바꿀까 말까하는 나 자신과의 싸움도 해야한다
몇시간을 땅에서 그러고 구르고 있으면 정신이 어질~어질~@@;
허기와 노가다에 시달리며 거의 하루를 그러고 집에 돌아오면 거의 까무러쳐서 쓰러져 잠이 든다

지금 또 그렇게 하라면...

못하겠다ㅋㅋ